지난 2월 말, 저는 졸음운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와 측면이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제 뒤 차량까지 들이받은 명백한 100% 상대방 과실 사고였죠. 하지만 사고를 낸 상대방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고, 지금까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들은 적이 없습니다. 최근 검찰에서 구약식 기소로 처리되었다는 연락만 받았을 뿐입니다. 사실 사과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사고 처리 과정에서 제가 겪은 일들이 답답해서 이곳에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제 차는 SK 장기 렌터카입니다. 사고 직후 SK 렌터카에 연락해 상대방의 중앙선 침범 사고임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무조건 자신들이 지정한 공업사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교통사고도 처음이고 이런 절차를 잘 몰랐던 저는 그렇게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100% 상대방 보험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사고인데 왜 SK가 지정한 곳에서 수리를 받아야만 했을까요?
그 지정 공업사에서의 수리도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마치 상대 보험사를 위해 일하는 것처럼, 눈에 확 띄는 파손이 아니면 수리를 꺼리는 태도가 역력했습니다. 충돌 충격으로 뒷바퀴 휠까지 일부 파손될 정도로 차가 밀렸는데도, 타이어는 찢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체를 거부당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듯 심하게 찌그러진 운전석 쪽 앞문과 뒷문은 교체했지만, 수리 상태는 실망스럽습니다. 수리 후 한 달이 지나서야 교체한 뒷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시 수리를 받아야 했고, 깨진 뒷바퀴 휠은 아예 수리조차 되어 있지 않아 제가 따져 묻자 그제야 "왜 수리가 안 됐는지 모르겠다"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습니다. 심지어 사고 전에는 문이 덜 닫히면 경고음과 함께 문이 잠기지 않고 사이드미러도 접히지 않았는데, 이제는 문이 열려있어도 잠기는 시늉을 하며 사이드미러까지 접혀버립니다. 또다시 수리를 받으러 가야 할 상황인 거죠.
상대방 보험사에서는 제 허리 통증 치료에 대해, 약 120만 원 정도를 받고 합의 후 알아서 병원을 다니는 방식을 은근히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를 거절하고 꾸준히 진단서를 제출하며 보험 지원으로 한의원 치료를 계속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동차입니다. 이미 수리가 끝나고 명세서까지 받은 상태라, 자동차에 대한 보상은 이걸로 끝난 걸까요? 지금이라도 제가 다른 공업사에 가서 다시 점검받고 추가 수리를 한다면, 상대 보험사에서는 더 이상 비용을 지불해주지 않겠죠?
두 달 뒤면 렌터카 계약이 만료되어 인수 또는 반납을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매달 나가는 고정 지출을 줄이고자, 목돈을 한번 내고 차를 인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와 부실한 수리로 인해 차는 똥차가 된 기분입니다. 사고로 인한 감가상각에 대한 보상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요. SK 측은 "렌터카는 원래 그런 것이니, 불만이면 인수하지 말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만 보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렌트비로 낸 돈이 너무 아깝고, 앞으로 또 다른 차를 위해 매달 6-70만 원씩 지출할 엄두가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데, 너무 속상합니다.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사고가 나면 싹 수리해서 새 차처럼 고쳐 나오는 경우도 많다던데...
100% 상대방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이고 상대 보험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데, 왜 SK 렌터카는 특정 공업사만 고집했으며, 그 공업사는 왜 이렇게 무책임하고 실력 없게 수리를 진행했을까요? 수리가 필요한 부분을 지적해도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던 태도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혹시 이 상황에서 상대방 보험사로부터 추가적인 수리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보배드림 회원님들의 경험과 지혜를 구합니다. 방법이 없다면, 이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