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4일 됐네요.
그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게 정말 피할 수 없었을까?
정말 이게 최선이었을까?
그런데 그 최선이라는 게 입장차이가 있더라고요.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했던 자와
어떻게든 접촉을 해보려는자.
이게 맞나..
암튼 전 가해자라는 표현보다
원인제공자라고 박박 우기고 싶었어요.
원인제공을 한다고 해서 다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으니까요.
경찰서에서도 굳이 피할 의무가 없다고.
그렇군요.
저기에 차가 아니라 바위였어도
무섭게 생긴 사람이 탔어도 피할 의무가 없었을까.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핸들을 왼쪽으로 꺾는게 맞을텐데
굳이 블박차를 따라 왔어야 했을까.
그게 최선이었기 때문이겠죠.
경사로 아마도 저기 속도제한이 있지 않았을까
기다릴 줄 알았는데 돌더라는
내가 널 참교육시켜야겠다는 정의감이었는지.
평지였으면 난 최선을 다해 풀악셀을 밟았을텐데
그게 비호보이니까 나도 살아야하고
민폐도 끼치고 싶지 않으니까.
누가 저 경사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라고
만들라고 했을까 글씨도 다 지워졌는데
관리는 안하는건가?
사고나면 네 책임이다..뭐 이런건가.
내리막에서 콩 박았는데
정말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아파서 병원도 가고
1주일이 넘도록 절뚝거리다 이제 걸을만 한데
상대차주님 많이 아프신가요?
오늘 보험사에서 합의 하자고 연락 왔길래
그냥 원하는대로 해줬답니다.
사고 아니어도 허리가 아플만한 체형이던데
그 보험금으로 치료 잘 받으시고
용돈도 잘 챙기시겠죠.
그 덕에 남편 보험 훅 올라가겠네.
남편아...30년 무사고인데... 정말 미안...
이래저래 도움을 받아볼라 했는데 잘 안됐어.
알바 열심히 할게.
상대차주님
내가 원인제공자라도
최선을 다한 당신이 좀 밉습니다.
긴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안달아주셨으면...혹시라도
네가 뭘 잘했냐? 몰매 맞을까
댓글을 못 볼 자신이 없어요.
그래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하듯
이렇게라도 털고 싶었어요.
대신 더 안전운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