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현대로템의 중소기업 갑질 의혹 사건을 심리하는 민사소송 항소심이 길어질 전망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민사1부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지난 9일 열었다. 원고 현대로템, 피고 썬에어로시스다.

현대로템과 썬에어로시스는 2008년 K계열 전차 소부대 전술 모의 훈련 장비 체계 개발(이하 전차 훈련 장비) 사업 관련 계약을 맺었다.

양사의 갈등은 2018년 불거졌다. 썬에어로시스는 현대로템이 전차 훈련 장비 양산 계약 과정에서 통상적 대가보다 크게 떨어지는 납품 단가 결정, 일방적 규격 기준과 검사 강요, 6축 구동 장치 기술 탈취, 약정서 미발급 등을 했다고 지적했다.

썬에어로시스가 개발한 6축 구동 장치는 좌우, 전후, 상하의 6가지 방향으로 직선이나 회전 운동을 할 수 있는 모션 시뮬레이터다.

현대로템은 썬에어로시스에 맞서 2020년 7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썬에어로시스에 내줘야 할 금전이 없음을 법원 판결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소송 가액은 31억8125만4801원이다.

지난 2월 1심 판결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면서도 현대로템이 썬에어로시스에 4억3000만여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로템과 썬에어로시스 모두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했다.

항소심 1차 변론에서 현대로템 측, 썬에어로시스 측은 서면을 진술하고 입증 계획을 정리했다. 썬에어로시스 측은 "6축 구동 장치의 권리 문제가 항소심에서 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썬에어로시스 측은 "감정이나 증인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며 항소심이 빨리 끝날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감정(鑑定)은 특별한 학식, 경험을 갖춘 제삼자의 보고를 요구하는 증거 조사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7월 1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