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의 즐거움
KTM RC 390 TRACK TEST
누군가 말했다. KTM의 RC 390을 도로에서 볼 수 없는 이유는 모두 서킷을 달리고 있기때문이라고. 콤팩트한 차체, 경쾌한 엔진필링, 완성도 높은 파츠 구성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과연 새로운 RC 390은 서킷과 얼마나 잘 어울릴까?
오랜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신형 RC 390을 타고 도로를 꽤나 재밌게 달렸다. 첫 공개 당시 이미지만 보고 ‘얼큰이’가 등장했다고 슬퍼했는데 실물은 훨씬 긍정적이었고 유로 5를 대응한 엔진치곤 경쾌한 필링도 여전했다. 그만큼 서킷에서는 어떨지 기대가 컸다. 전기형 RC 390의 경우, 대부분 도로가 아닌 서킷을 달리고 있을 정도로 서킷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곧바로 신형 RC 390의 사이드미러와 리어 펜더만 제거하고 슬릭 타이어를 장착한 뒤 서킷으로 향했다.
레이스 머신 스타일
역시 스포츠 바이크는 사이드미러와 리어 펜더만 제거해도 공격적인 인상이 배가 된다. 덕분에 큼직한 전면부가 더 심플하게 느껴지고 후면은 서브 프레임을 따라 뻗은 라인이 날렵하다. 여기에 리어 캐노피까지 더해졌다면 더 레이스 머신같은 분위기를 냈겠지만, 순정 시트의 형상이 크게 거슬리지 않아 좋다. 연료 탱크가 커지면서 사이드 페어링도 살짝 부풀었지만 경쾌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전체적인 실루엣과 색상 조합에서 KTM의 모토 GP 머신인 RC 16이 연상되는 것도 재밌다.
풀체인지
지난 시승기에서 설명했듯이 신형 RC 390은 풀체인지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경량 프레임을 적용해 1.5kg을 감량했고 오픈 허브 스타일의 휠을 탑재해 3.4kg을 줄였다. 프런트에 새로운 320mm디스크와 리어에 230mm디스크를 적용해 960g를 또 줄였다. 이쯤 보면 경량에 진심인 모델인데 여기에 브렘보 자회사인 바이브레 브레이크 시스템과 조절식 43mm WP APEX 포크, 리바운드와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WP APEX 쇽이 장착됐다. 포지션을 위한 변화도 크다. 핸들 바가 클램프와 완전히 분리된 클립온 방식이 적용됐고 시트에는 마찰력이 좋은 소재가 씌워졌다.
친절한 스포츠 바이크
출발과 함께 여유로운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유로 5를 대응하면서 엔진 자체의 필링이 부드러워졌지만, 동급 모델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쾌한 토크를 저속부터 발휘한다. 기어 단수만 잘 설정해 주면 스로틀 반응이 좋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박자로 바이크를 이끌 수 있다. 코스를 익히는 동안은 기어를 한 단계 올려서 주행했는데 서킷이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에게 고마운 세팅이다. 전후 서스펜션도 쉽게 눌리는 세팅이라서 제동이나 가속이 서툴더라도 서스펜션이 다듬어주는 느낌이다. 핸들링에 의한 좌우 움직임은 매우 경쾌하다. 순정 타이어보다 폭이 좁은 하이그립 슬릭 타이어를 장착했는데 빠르게 기울어지고 뱅킹상태에서의 안정감이 상당하다. 심적으로 부담이 없다 보니 1랩이 끝나기 전부터 과감하게 몰기 시작했다.
완벽한 기본기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를 숙이면 순정 윈드 스크린 아래에 완전히 몸을 숨길 수 있다. 구형 모델에 비해 라이더시트 공간이 전후로 넓어져 더욱 효과적이다. 옵션으로 추가된 양방향 퀵시프터는 훨씬 쉽고 빠른 가속을 제공한다. 스포츠 바이크가 익숙하지 않을 때는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빠르게 변속하다 보면 차체가 살짝 씩 흔들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럴 걱정 없이 상체를 숙이고 풀 가속 상태에서 발목만 꺾어주면 다음 코너까지 부드럽게 달려간다. 다만, 간헐적으로 특정 기어 단수에서 퀵시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담당 미케닉의 이야기에 따르면 퀵시프터 센서 세팅값 조정을 통해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프런트에 320mm디스크와 바이브레 4피스톤 캘리퍼는 리어 휠이 떠오를 정도로 강력한 제동 성능을 발휘한다. 풀 가속 상태에서 가장 강력한 제동이 요구되는 1번 코너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제동력 때문에 브레이크를 살짝 풀고 진입하기도 했다. 대부분 서킷에서 코너를 진입할 때는 강한 제동과 함께 기울이기 때문에 바이크가 무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RC 390은 예상보다 가볍고 간결하게 기울어진다. 물론, 앞서 말했듯 순정 대비 폭이 좁은 타이어를 장착한 덕도 있겠지만, 차량 특성 자체가 쉽게 기울어지도록 설계됐다는 느낌이다. 선회할 때 행 오프 자세가 자연스럽게 취해지는데 연료 탱크에 팔꿈치를 기댈 수 없는 것은 아쉽다. 순정 핸들 바는 도로 주행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살짝높다. 순정 풋 패그는 고무 소재로 마찰력이 우수하고 뱅킹 한계가 높다. 나름 깊은 뱅킹으로 선회해도 일반적인 바이크의 순정 풋 패그처럼 갈리지 않았다.
끝내주는 선택지
새로운 RC 390은 도로에서 즐거웠던 만큼 서킷에서도 끝내주는 성능을 자랑했다. 사실상 타이어를 제외한 모든 파츠가 순정 상태였는데 크게 불만을 가질 요소가 없었다. 오히려 동급에서 최초로 적용된 순정 퀵시프터가 주행의 재미를 높여 만족스러웠다. 만약 스스로 라이딩 테크닉을 높이고 싶거나 트랙 데이 혹은 레이스에 도전하고 싶다면 끝내주는 선택지다. 아쉬웠던 첫인상은 이제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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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M RC 390 2022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89 × 60(mm) 배기량 373cc 압축비 13 : 1 최고출력 43hp /미발표 최대토크 37Nm /미발표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3.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10/70 R17 (R)150/60 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3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825mm 건조중량 155kg 판매가격 890만 원
조작의 즐거움
KTM RC 390 TRACK TEST
누군가 말했다. KTM의 RC 390을 도로에서 볼 수 없는 이유는 모두 서킷을 달리고 있기때문이라고. 콤팩트한 차체, 경쾌한 엔진필링, 완성도 높은 파츠 구성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과연 새로운 RC 390은 서킷과 얼마나 잘 어울릴까?
오랜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신형 RC 390을 타고 도로를 꽤나 재밌게 달렸다. 첫 공개 당시 이미지만 보고 ‘얼큰이’가 등장했다고 슬퍼했는데 실물은 훨씬 긍정적이었고 유로 5를 대응한 엔진치곤 경쾌한 필링도 여전했다. 그만큼 서킷에서는 어떨지 기대가 컸다. 전기형 RC 390의 경우, 대부분 도로가 아닌 서킷을 달리고 있을 정도로 서킷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곧바로 신형 RC 390의 사이드미러와 리어 펜더만 제거하고 슬릭 타이어를 장착한 뒤 서킷으로 향했다.
레이스 머신 스타일
역시 스포츠 바이크는 사이드미러와 리어 펜더만 제거해도 공격적인 인상이 배가 된다. 덕분에 큼직한 전면부가 더 심플하게 느껴지고 후면은 서브 프레임을 따라 뻗은 라인이 날렵하다. 여기에 리어 캐노피까지 더해졌다면 더 레이스 머신같은 분위기를 냈겠지만, 순정 시트의 형상이 크게 거슬리지 않아 좋다. 연료 탱크가 커지면서 사이드 페어링도 살짝 부풀었지만 경쾌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전체적인 실루엣과 색상 조합에서 KTM의 모토 GP 머신인 RC 16이 연상되는 것도 재밌다.
풀체인지
지난 시승기에서 설명했듯이 신형 RC 390은 풀체인지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경량 프레임을 적용해 1.5kg을 감량했고 오픈 허브 스타일의 휠을 탑재해 3.4kg을 줄였다. 프런트에 새로운 320mm디스크와 리어에 230mm디스크를 적용해 960g를 또 줄였다. 이쯤 보면 경량에 진심인 모델인데 여기에 브렘보 자회사인 바이브레 브레이크 시스템과 조절식 43mm WP APEX 포크, 리바운드와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WP APEX 쇽이 장착됐다. 포지션을 위한 변화도 크다. 핸들 바가 클램프와 완전히 분리된 클립온 방식이 적용됐고 시트에는 마찰력이 좋은 소재가 씌워졌다.
친절한 스포츠 바이크
출발과 함께 여유로운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유로 5를 대응하면서 엔진 자체의 필링이 부드러워졌지만, 동급 모델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쾌한 토크를 저속부터 발휘한다. 기어 단수만 잘 설정해 주면 스로틀 반응이 좋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박자로 바이크를 이끌 수 있다. 코스를 익히는 동안은 기어를 한 단계 올려서 주행했는데 서킷이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에게 고마운 세팅이다. 전후 서스펜션도 쉽게 눌리는 세팅이라서 제동이나 가속이 서툴더라도 서스펜션이 다듬어주는 느낌이다. 핸들링에 의한 좌우 움직임은 매우 경쾌하다. 순정 타이어보다 폭이 좁은 하이그립 슬릭 타이어를 장착했는데 빠르게 기울어지고 뱅킹상태에서의 안정감이 상당하다. 심적으로 부담이 없다 보니 1랩이 끝나기 전부터 과감하게 몰기 시작했다.
완벽한 기본기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를 숙이면 순정 윈드 스크린 아래에 완전히 몸을 숨길 수 있다. 구형 모델에 비해 라이더시트 공간이 전후로 넓어져 더욱 효과적이다. 옵션으로 추가된 양방향 퀵시프터는 훨씬 쉽고 빠른 가속을 제공한다. 스포츠 바이크가 익숙하지 않을 때는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빠르게 변속하다 보면 차체가 살짝 씩 흔들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럴 걱정 없이 상체를 숙이고 풀 가속 상태에서 발목만 꺾어주면 다음 코너까지 부드럽게 달려간다. 다만, 간헐적으로 특정 기어 단수에서 퀵시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담당 미케닉의 이야기에 따르면 퀵시프터 센서 세팅값 조정을 통해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프런트에 320mm디스크와 바이브레 4피스톤 캘리퍼는 리어 휠이 떠오를 정도로 강력한 제동 성능을 발휘한다. 풀 가속 상태에서 가장 강력한 제동이 요구되는 1번 코너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제동력 때문에 브레이크를 살짝 풀고 진입하기도 했다. 대부분 서킷에서 코너를 진입할 때는 강한 제동과 함께 기울이기 때문에 바이크가 무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RC 390은 예상보다 가볍고 간결하게 기울어진다. 물론, 앞서 말했듯 순정 대비 폭이 좁은 타이어를 장착한 덕도 있겠지만, 차량 특성 자체가 쉽게 기울어지도록 설계됐다는 느낌이다. 선회할 때 행 오프 자세가 자연스럽게 취해지는데 연료 탱크에 팔꿈치를 기댈 수 없는 것은 아쉽다. 순정 핸들 바는 도로 주행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살짝높다. 순정 풋 패그는 고무 소재로 마찰력이 우수하고 뱅킹 한계가 높다. 나름 깊은 뱅킹으로 선회해도 일반적인 바이크의 순정 풋 패그처럼 갈리지 않았다.
끝내주는 선택지
새로운 RC 390은 도로에서 즐거웠던 만큼 서킷에서도 끝내주는 성능을 자랑했다. 사실상 타이어를 제외한 모든 파츠가 순정 상태였는데 크게 불만을 가질 요소가 없었다. 오히려 동급에서 최초로 적용된 순정 퀵시프터가 주행의 재미를 높여 만족스러웠다. 만약 스스로 라이딩 테크닉을 높이고 싶거나 트랙 데이 혹은 레이스에 도전하고 싶다면 끝내주는 선택지다. 아쉬웠던 첫인상은 이제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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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M RC 390 2022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89 × 60(mm) 배기량 373cc 압축비 13 : 1 최고출력 43hp /미발표 최대토크 37Nm /미발표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13.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3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10/70 R17 (R)150/60 R17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3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 휠베이스 미발표 시트높이 825mm 건조중량 155kg 판매가격 89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