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cc 모터사이클은 면허 체계 특성 상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장르이고, 그렇다보니 모터사이클의 구성이 대단히 기본적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125cc 모터사이클도 첨단의, 고성능의 수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걸 실제로 현실화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야마하다. 야마하는 지난 2008년 처음 등장한 YZF-R125를 통해 125cc의 프리미엄화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바 있다. 국내에도 한때 수입된 적이 있는데, 당시 경쟁모델의 2배가 넘는 777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경험해본 사람들은 뛰어난 성능과 품질에 엄지를 치켜드는 그런 모델이었다. 국내에서는 잠깐 선보였던 모델이지만 유럽에서는 오랜 시간 세대를 거듭하며 판매되고 있었는데, 2023년을 맞아 4세대로 변신한 YZF-R125가 모습을 드러냈다.
야마하의 슈퍼스포츠 라인업인 R 시리즈의 패밀리룩을 이어받은 모습으로 탈바꿈한 R125는 새로운 공기역학적 프런트 카울과 외눈의 LED 헤드라이트로 더욱 세련된 모습을 갖췄다. 여기에 먼저 선보인 R7에서 영감을 얻은 LED 포지션 라이트를 더해 개성있는 마스크를 완성했다. 핸들 주변은 신형 R1의 스타일과 닮은 모습으로, 고품질의 상단 트리플 클램프가 적용됐으며, 인체공학적 설계를 반영한 스위치를 통해 계기판을 통해 다양한 차량 설정을 변경, 관리할 수 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1,990mm, 전폭 715mm, 전고 1,145mm에 휠베이스는 1,325mm, 무게(오일 및 연료 포함)는 144kg이다.
최근 추세에 맞춰 계기판에는 5인치 TFT 풀컬러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이를 통해 시인성 향상 뿐 아니라 스트리트와 트랙 2개 테마를 제공, 각각의 환경에서 중요한 정보를 위주로 표시한다. 특히 트랙 테마의 경우 랩타이머 기능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서킷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상 주행에서 활용도가 높은 스마트폰 연결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데, 블루투스로 연동시키면 계기판을 통해 수신 전화나 문자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차량의 주요 정보들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행에 도움을 주는 각종 기능들도 새롭게 추가됐다. 최근 모터사이클에 두루 채용되고 있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뒷바퀴가 그립을 잃는 상황을 방지해 라이더의 안전을 높이며, 어시스트 앤 슬리퍼 클러치도 함께 채용되어 서킷 주행 시 안정성을 높인다. 또한 옵션으로 퀵시프트 시스템도 선택할 수 있어 더욱 민첩한 가속을 기대할 수 있다.
125cc 수랭 단기통 엔진은 유로 5 환경규제에 대응하며, 일상에서의 효율성과 서킷에서의 고성능을 두루 충족시킬 수 있는 VVA(가변 밸브) 기술이 더해져 다재다능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15마력/10,000rpm, 최대토크는 11.5Nm/8,000rpm의 성능을 내며, 연비는 2.1L/100km(약 47.6km/L)이고 연료탱크는 11L이다. 앞 서스펜션에는 KYB 41mm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로 접지력을 더욱 향상시켰으며, 앞 브레이크는 292mm의 대용량 디스크로 제동력을 끌어올리고 2채널 ABS를 더해 안정적인 제동력을 발휘한다.
프레임은 다른 R 시리즈에도 두루 적용하고 있는 델타박스 프레임을 125cc에 맞춰 최적화해 장착했으며, 민첩한 움직임을 위해 경량의 주조 알루미늄 스윙암을 적용했다. 시트는 운전석과 동승자석을 분리한 형태로, 시트고가 825mm여서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면서도 운전자의 발이 땅에 잘 닿도록 설계했다.
2023년형 YZF-R125는 아이콘 블루와 테크 블랙 2종의 색상으로 출시되며, 유럽에서는 내년 2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아간다. 가격은 이탈리아의 경우 5799유로(약 795만 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125cc 모터사이클도 고사양, 고성능의 장비를 채용한 프리미엄 모터사이클화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야마하 YZF-R125가 다시한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출시된다면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