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cks&parts 창간 25주년 특별기획 ③
/ 대형 카고(9톤 이상) 시장 10년
’14년 국산 84% vs. 수입산 16% → ’23년 69% vs. 31%
유로6 도입 후 3년 만에 수입산 점유율 29.7%까지 급증
준대형 뜨자 대형에 타격…2019~2020년 4천대 밑으로
8×4·10×4 카고는 수입산 40%…6×4 카고는 국산 87%
현재 트랙터 및 덤프트럭은 수입산이 시장을 주도하고, 중대형 카고 트럭 부문은 국산 브랜드가 주도하는 양상이다. 대형 카고트럭은 정해진 화물을 운송하기보다는 다양한 화물을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운송해야 하는 차량 특성상 국내 시장에 최적화되어 있고 경제성 있는 국산 브랜드가 강점을 보인다. 여기에 윙바디 등 특장 장착을 통해 화물 운송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점도 국산 카고의 경쟁력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대형 카고트럭 시장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수입산(유럽산) 브랜드의 공격적인 행보로 국산 점유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4년만 해도 84% 대 16%로 압도적이던 국산과 수입산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유로6(EURO6) 배기가스 기준이 도입된 2015년부터 수입산 대형 카고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해 25.8%를 차지하더니, 2017년 29.7%, 2018년 34.1%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도 30%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국산을 위협하고 있다.
유로6 기준 도입, 수입산 대형 카고 급성장 계기
국내 대형 카고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가 성장하게 된 계기는 2015년 유로6 배기가스 기준 도입부터다. 보다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 브랜드들이 앞다퉈 유럽 내 신기술을 국내에 도입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4년까지만 해도 수입 대형 카고의 국내 판매량(신차 신규등록 기준)은 776대에 그쳤다. 하지만 2015년 하반기 유로6 도입 후 이듬해인 2016년 판매량이 1,205대로 급증했다. 2017년에는 전체 대형 카고 시장 규모가 5,413대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수입산 점유율도 29.7%까지 올랐다. 3년 사이 14%p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같은 수입산 대형 카고의 시장 확장성과는 달리 국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하락했다. 2014년만 해도 84%에 달하던 국산 점유율은 2018년 66% 수준까지 떨어졌고, 최근 몇 년간 70%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0년 전 대비 15%p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준대형급 부상으로 대형 카고 판매량 주춤
하지만 2019년 ‘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을 기점으로 대형 카고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개정 법률에 따라 기존 적재중량 5톤 미만(증톤 포함 8톤 미만)의 ‘개별’ 차주가 적재중량 16톤 미만의 ‘개인 중형’에 속하면서, 더 이상 16톤 미만의 적재물 운송을 위해 대형 카고만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볼보 ‘FE’, 현대차 ‘파비스’ 등 준대형 카고 모델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반면 기존 9톤 이상의 대형 카고 수요는 준대형에 밀려 주춤해졌다. 2019년과 2020년 연간 판매량은 각각 3,971대와 3,781대로 4,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당시 대형 카고의 위상이 완전히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장거리 운송이나 대형 특장 장착 수요 등 준대형이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카고의 연비와 안전성 등이 크게 개선되며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어 시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리미엄 25톤 대형 카고에선, 수입산이 40% 근접
국내 대형 카고 시장에서는 톤급과 구동축에 따른 국산과 수입 브랜드의 점유율 차이가 뚜렷하다. 특히, 구동축 8×4와 10×4 등 25톤 이상의 적재중량을 자랑하는 프리미엄급 대형 카고 부문에서 수입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지난해 구동축 8×4 대형 카고 시장에서는 국산이 871대, 수입이 532대 팔리며 수입산 점유율이 37.9%에 달했다. 이는 전체 대형 카고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약 30%)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구동축 10×4 최상위급 대형 카고 시장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다. 국산이 915대 판매된 가운데, 수입산은 589대가 팔려 3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600마력에 육박하는 고성능 파워트레인과 첨단 변속기, 넓은 실내 공간과 고급 옵션 등이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6×4 대형 카고 부문에선 가성비의 국산 '압도적'
반면 구동축 6×4로 대표되는 비교적 낮은 적재중량의 대형 카고 시장은 국산 브랜드의 텃밭이다. 6×4 대형 카고 부문에서 현대차와 타타대우 등 국내 제조사는 지난해 489대를 판매해 86.7%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75대에 그쳤다.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부품 수급성, 정비 편의성 등이 국산차의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카고 운용비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유지보수 비용인데, 이 부분에서 국산이 수입 대비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올해 판매량 5% 이상 증가 전망”
지난해 대형 카고 시장은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으로 연간 판매량이 4,302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17.7%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월 판매량이 300대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시장 위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 올해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 조짐이 보였으며, 올해 하반기 예고된 신차 효과와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본격화되면 작년보다 큰 폭의 판매 신장을 이룰 것”이라며, “연간 판매량은 작년 대비 적어도 10%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대형 카고 판매량은 총 2,414대로 전년 동기 1,509대 대비 6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물량 증가, 노후 차량 교체 수요 확대, 중고차 가격 안정화 등도 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국내외 제조사들이 연비와 적재량을 높이고 안전·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한 신차를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어서 판매량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트럭스앤파츠 50호(2024. 하반기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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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