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초반 파상공세
한국 내에서의 ‘중국산끼리 치킨게임’ 양상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 환경변화로 실적 부진
“잘못 샀다간 낭패…사후 서비스 뒷감당 못해”
국내 운행 중인 중국산 버스
올해 2월 말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해 강력한 제재에 나섰다. 사실상 중국산 배터리 제재방안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국내에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산 버스와 밴, 트럭 등 수입을 견제하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국산 브랜드들에게는 기회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를 기반으로, 지난 2017년부터 2024년 7월 현재까지 등록된 20여 개 중국산 버스(전기 외) 브랜드들의 제품 점유 실태 등을 살펴보면서 향후 전개될 흐름을 짚어봤다.
출발만 좋았던 ‘북기은상’과 함께 정리된 중국산 전기버스들
중국산 전기버스들이 도입된 시기는 대략 2017년 전후로 이전까지는 엔진기술과 안전 등의 이유로 국산 브랜드버스가 압도적으로 많이 운행되는 시기였다. 2017년 중국 북기은상(현 베이징자동차그룹)이 CK소형버스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본격화했는데, 당해 등록된 차량 대수는 무려 239대로 일대 돌풍을 몰고 오는 듯했다.
그러나 2018년 중국 본사 내에서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CK소형버스 단종으로 2대 신규등록을 끝으로 북기은상은 볼 수 없게 됐다. 2020년에 중국 북기은상은 베이징자동차그룹으로 완전 편입됐고, 베이징자동차그룹의 포톤(Foton)이 한국 시장에 남았다. 그러나 포톤 또한 준중형 버스 2022년에 11대, 2023년 2대, 대형버스 2017년 4대, 2019년 40대, 2020년 10대 신규등록을 끝으로 국내에서는 사라졌다.
이들 브랜드가 사라진 이유에는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전기버스로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름만 대면 안다는 안카이는 포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만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버스의 해외수출 상위그룹에 있는 안카이는 2019년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디젤버스 21대가 등록됐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부터 종족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인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내 안카이와 포톤의 시장점유율은 0.3%로 미미한 수준이다. 안카이버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해외 수출로만 1,150대를 기록하며 중국 내 수출 버스 브랜드 9위에 랭크된 바 있다.
스카이웰자동차그룹에 편입돼 있는 난징진롱버스는 전장 9m급 중형버스와 12m급 대형버스를 한국에 판매해 왔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중형버스 24대, 대형버스 17대가 등록됐다. 2021년부터는 중형급 전기버스도 한국에 도입했는데, 2021년 11대, 2022년 3대를 끝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다만 스카이웰 대형버스가 2021년 36대, 2022년 64대, 2023년 25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48대 등록됐다.
스카이웰자동차그룹에 소속된 난징진롱과 스카이웰 2개 브랜드를 시장에서 충돌을 시키기보다 한국 시장은 중형을 중심으로 한 난징진롱보다 스카이웰 대형 전기버스 중심으로 전환됐다.
동풍유기는 테라밴으로 지난해 129대를 등록했지만 올해 2월과 3월 각각 2대와 10대 등록을 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유는 한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정책이 바뀌면서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중통버스, 북경기차, 골든드래곤도 보따리 챙긴 지 오래다. 중통버스는 지난 2019년 12대, 2020년 9대, 2021년 14대 소형버스와 대형 2018년 30대, 2019년 10대, 2020년 3대를 포함 총 78대를 등록한 후 2022년부터 멈춘 상태이다.
북경기차는 2020년 중형버스 3대와 2022년 1대가 등록돼 있으며, 골든드래곤도 2022년 대형 전기버스 22대, 에빅은 2017년에 20대를 도입한 이후 등록돼 있지 않아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다. 소형버스 시장에서는 신위안과 지리자동차가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동풍소콘이 중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중국산 버스 실적도 ‘부익부 빈익빈’…하이거·비야디·킹롱·스카이웰 ‘4强’
하이거버스는 국내에서 현대자동차 버스 다음으로 가장 많은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다. 올해 7월 현재까지 272대가 신규등록 돼 있어 올 연말까지 400대를 넘어설지 관심거리이다.
비야디는 지난 2023년에 439대가 등록돼 중국산 버스로는 처음으로 400대를 넘어섰다. 현재 7월 기준으로 83대가 등록돼 정부 보조금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모양새다.
2020년부터 수입된 킹롱은 첫해 8대, 2021년 55대, 2022년 79대, 그리고 지난해 85대를 신규등록했으며, 올해 7월 현재 13대가 등록됐다. 스카이웰은 올해 7월 현재 48대가 등록돼 있는데 지난해 25대 판매실적보다 최대실적인 2022년 64대를 넘어서 하이거, 비야디와 함께 3강 체제로 전환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버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잘나가는 중국산 버스는 사후 서비스에 대한 염려는 별로 없겠지만, 국내 진입하다가 실적 부진으로 사라지는 중국산 버스의 경우 사후 서비스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매 시 판매업체의 재정 상황 등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26호(9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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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기자 junnypark@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