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리는 디자인·소음은 단점…대중화 위해 가격경쟁력 갖춰


EV4

[촬영 김보경]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기아는 쏘렌토, 스포티지, 전기차 EV6, EV9 등을 내세워 '레저용 차량(RV) 명가'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에 뒤지지 않은 K시리즈라는 세단 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고 있는 기아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 세단 '더 기아 EV4'(EV4)를 내놨다.


EV4는 EV6, EV9, EV3에 이어 기아가 네 번째로 출시하는 준중형 전기 세단으로, 앞서 출시된 '동생' EV3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EV4가 K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전기 세단이 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지난 23일 경기도 하남에서 검은 색의 EV4 롱레인지 모델을 처음 마주했다.


EV4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V4는 첫눈에도 세단답게 날렵하다는 인상을 풍겼다.


특히 전면부는 K시리즈에도 적용됐던 세로형 헤드램프에 별자리를 형상화하는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더해지면서 기아의 패밀리룩인 '타이거 페이스'를 완성했다.


다만 후면부는 뒷바퀴 축과 후방 끝까지의 거리인 리어행오버가 매우 짧은 패스트백 형태를 띠고 있었다.


기존 K시리즈의 긴 리어행오버에 익숙했던 터라 뭔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컸다.


기존 세단과는 다르게 루프 스포일러도 차체 양 끝에 배치됐는데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EV4 실내

[촬영 김보경]


실내는 예상보다 높고, 널찍했다.


EV4는 전장 4천730㎜, 축간거리 2천820㎜, 전폭 1천860㎜, 전고 1천480㎜를 갖춰 동급 최대 수준의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뒷좌석은 키 165m 성인 여성이 앉아도 앞좌석과의 차이가 주먹 2개는 될 정도로 넓었다. 헤드룸도 세단치고는 여유로웠다.


이날 하남에서 경기도 광주의 한 카페까지 65㎞가량을 달린 시승 차량은 배터리 용량이 81.4kWh인 EV4 롱레인지 모델로,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최대 533㎞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제일 길다.


액셀을 밟자 전기차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차가 나아갔다. 전기차 묵직함에 세단 안정성까지 더해지면서 승차감은 매우 좋았다.


EV4 계기판

[촬영 김보경]


EV4는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모델은 모두 최고 출력 150kW, 최대 토크 283N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그래서 그런지 주행감도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가속감이 뛰어났는데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웬만한 고성능차에 비할 정도였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EV4의 가장 큰 장점은 회생제동과 높은 전비에 따른 긴 주행거리였다. 전기차로서는 다른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요소다.


회생제동이란 차량이 감속하면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 후 배터리로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고속도로를 지나 일반 도로의 감속 구간에 들어서자 10분 전 대비 주행가능거리가 15㎞가량 늘어나는 경험을 했다. 높은 회생제동 성능 때문이었다. EV4에는 가속 페달만으로 가감속과 정차가 가능한 아이페달 기능을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i-페달 3.0이 첫 적용됐다.


전비도 기아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난 5.8㎞/kWh를 기록했다. 실제로 주행가능거리 450㎞에서 총 65㎞가량을 달렸는데 남은 주행거리는 405㎞였다.


다만 주행 내내 들려오던 소음은 단점이었다.


풍절음과 동시에 세단 특성상 밑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이 생각보다 컸는데 정숙한 드라이빙을 원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단점으로 느껴질 만했다.


또 EV4는 '기아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가 탑재돼 커넥티비티 기능이 확대했는데 블루투스 등 응답성이 다른 차량보다 느렸다.


그럼에도 EV4는 주행 성능 등에서 기대 이상의 전기차임은 확실했다.


특히 보조금 적용 시 3천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과 전기차의 가장 큰 취약점을 보완하는 긴 주행거리는 구매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올 만하다.


기아 E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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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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