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명예훼손' 혐의 배현진 의원 불기소 처분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인도 타지마할 외유성 출장 의혹 등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했던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조아라)는 김 여사가 명예훼손 혐의로 작년 6월 배 의원을 고소한 사건을 이달 초 각하 처분했다.
배 의원은 작년 5월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출간한 후 김 여사의 타지마할 출장이 국고손실과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김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방문을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고 주장한 데 대해 “영부인의 외교를 위한 순방 예산은 없다” “청와대가 부속실이나 다른 예산을 썼어야 했는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예비비 편성을 신청해 단 3일 만에 승인됐다” “2022년 국정감사에서 이미 확인한 사실이고, 문체부 자체 감사를 요청했다가 유야무야 사라진 상태에서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자백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김 여사 등 방문단 36명이 당시 한 끼에 평균 44만원에 해당하는 ‘호화’ 기내식을 먹었다는 주장도 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작년 6월 “아무리 전임 대통령의 배우자가 공적 지위에 있어도 가짜뉴스를 묵과할 수 없고, 기내식도 통상적인 수준이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고, 김 여사 명의로 배 의원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냈다.
경찰은 배 의원을 혐의없음 처분했으나 김 여사 측이 이의신청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배 의원의 의혹 제기는 관계기관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공적 인물에 대한 것이었고, 법리상으로도 명예훼손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평가’나 ‘의견’에 해당한다”며 배 의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2023년 12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시작한 김 여사에 대한 직권남용, 업무방해, 국고손실 혐의 수사도 1년 2개월 만인 지난 7일 혐의없음 처분했다. 수사팀은 김 여사가 타지마할 출장 당시 관련 절차를 준수했고, 2018년 프랑스 국빈 방문 시 착용한 샤넬 재킷도 정상적으로 반환했다고 결론 내렸다. 김 여사가 대통령경호처 경호관에게 개인적으로 수영 강습을 받았다거나,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했다는 의혹도 청와대 관계자 등의 부당한 지시나 강요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조사는 지난 1월 서면으로 했다.
다만 검찰은 김 여사가 청와대 특수활동비로 옷값 등을 냈다는 의혹은 경찰 수사와 중복돼 계속 수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