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정찰총국 소속 병사'라고 밝힌 북한군 리모 씨는 오늘(19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해 정해진 게 있느냐'는 질문에 "80%는 결심했다"면서 "우선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북한군 포로가 한국 귀순 의사를 직접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리씨는 이번 전쟁이 첫 참전이었다면서 "유학생으로 훈련을 가는 줄 알았다. 전투에 참여할 줄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오기 석 달 전부터 집하고 일절 연락을 못 가졌다"며 부모님도 파병 사실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쿠르스크를 해방하러 간다'는 말만 듣고 2500명 정도의 북한 청년과 함께 러시아 쿠르스크주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리씨는 자신을 포함한 파병 북한군 대부분이 외아들이라면서, 자신은 10년간 군 복무를 하며 단 한 번도 부모님을 직접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부모님이 못 견디게 보고 싶다"며 "황해남도 신천이 내 복무 장소였다. (고향인) 평양하고 거리가 가까운데도 군사 복무하는 동안 한 번도 집에 못 가봤다"고 말했습니다.
리씨는 또 "우크라이나군 무인기 조종사가 몽땅 다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북한 보위부 말에 속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군인을 상대로 전투하는 줄 알았다는 겁니다.
그는 약 500명 규모의 대대마다 보위부 요원 1~2명이 배치돼 북한군의 사상을 통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자폭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인민군대 안에서 포로는 변절과 같다"며 "혹시 수류탄이라도 있었으면 내가 자폭했을지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북한군 포로가 직접 한국으로 귀순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당국과 이에 대해 협의할지 주목됩니다.
앞서 지난달 14일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요청 시 우크라이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군이 귀순 요청을 한다면 우크라이나와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